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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의 치매 마을 - 구조, 돌봄시스템, 지속가능성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가장 복지 수준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노인 돌봄 특히 치매환자를 위한 돌봄 체계에서도 독자적인 접근 방식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치매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전통적인 요양시설이 아닌 ‘치매 마을’이라는 새로운 주거 모델을 도입하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치매 마을은 단순한 보호가 아닌, 환자의 자율성과 공동체 삶의 복원을 핵심 철학으로 삼아 설계되었으며, 지역사회와 통합된 구조 속에서 운영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웨덴 치매 마을의 설계 구조, 돌봄 방식, 그리고 사회적 효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웨덴의 치매 마을 구조 - 자율성과 일상 회복 중심

    스웨덴의 치매 마을은 스톡홀름과 예테보리 인근 지역에 시범적으로 조성된 형태로, 기본적으로 작은 마을 또는 마을형 주거단지로 구성됩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가 자신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마을 내에는 작은 슈퍼마켓, 커피숍, 미용실, 산책길, 공용 정원 등이 배치되어 있으며, 거주자들은 마치 일반적인 마을 주민처럼 이 공간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주거 공간은 보통 6~8명이 함께 생활하는 소규모 공동주택 형태로 구성되며, 각 방에는 환자의 과거 기억을 자극할 수 있는 개인 물품들이 배치되고, 가정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출입은 자유롭지만 전체 마을이 자연스럽게 보호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로 무단이탈은 어렵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환자는 큰 제한 없이 이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을 내 모든 건물은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을 고려한 색상 배치, 방향 표지, 조도 설계 등을 반영하여 공간에서 길을 잃는 불안감을 최소화하고 자율성을 극대화합니다. 특히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조경 설계가 돋보이며, 사계절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나무, 꽃, 텃밭 등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감각 자극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이처럼 스웨덴 치매 마을은 ‘병원’이 아닌 ‘삶의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하며, 치매 환자가 자율성을 잃지 않도록 공간 자체가 치료적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것이 큰 특징입니다.

     돌봄 시스템 - 전문 인력과 공동체 기반

    스웨덴의 치매 마을에서는 환자 개인의 자율성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일상 속 돌봄을 제공합니다. 간호사, 작업치료사,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외에도 예술치료사, 정원사, 요리사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단순히 돌봄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서 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동반자로서 기능합니다. 이 마을의 돌봄 철학은 “가능한 한 환자 스스로 하게 하자”는 것이며, 직원들은 환자의 능력을 평가한 뒤 그에 맞는 활동을 유도하고 자립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 식사는 환자가 직접 차리도록 유도되며, 빨래나 청소 같은 가사활동도 가능하면 스스로 수행하게 합니다. 필요할 경우 보조를 하되, 과잉 개입은 삼가며 환자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유지하는 것을 우선시합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지역사회 행사에 참여하거나 지역 어린이집, 학교 등과 연계된 활동에도 정기적으로 참여하여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유지합니다. 특히 세대 간 교류는 치매 환자의 감정 인지 능력을 자극하는 효과가 크며, 실제로 많은 환자가 어린이들과의 활동 후 긍정적인 정서 변화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 치매 마을 내에서는 음악회, 미술 활동, 자연 산책, 정원 가꾸기, 쿠킹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진행되며, 이러한 활동은 환자의 인지 능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삶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스웨덴의 치매 마을은 환자를 단순히 ‘보호 대상’이 아닌 ‘활동 주체’로 바라보는 돌봄 시스템을 통해 진정한 인간 중심의 돌봄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성

    스웨덴의 치매 마을은 지역사회와의 유기적인 연결 속에서 사회적 인식 변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치매를 가진 이들도 일상적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마을 행사나 일상 활동에 참여하며 환자들과 교류하고, 지역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은 치매 마을 방문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치매에 대한 이해를 넓혀갑니다. 또한 이 마을은 치매 가족에게도 큰 의미를 주는데, 환자가 안전하게 자율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확신은 가족의 돌봄 부담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주며, 가족 방문도 자유롭게 이뤄져 정서적 유대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이러한 치매 마을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장기적 예산을 편성하고 있으며,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마을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모델은 기존의 병원 중심 돌봄 시스템보다 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도 있으며, 삶의 질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합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치매 마을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인간 존엄성과 자립을 중심으로 하는 복지 철학이 구현된 결과물로서 앞으로의 고령화 사회에서 주목받는 돌봄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론

    스웨덴의 치매 마을은 자율성과 인간 존엄을 중심으로 설계된 돌봄의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병원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기능하는 이 마을은 치매 환자에게 삶의 질을, 가족에게는 안심을, 지역사회에는 연대와 공존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전 세계가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으며, 한국 역시 지역 맞춤형 치매 돌봄 모델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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