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한 질환으로, 초기 증상을 인지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진행을 늦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초기 치매는 일반적인 노화와 혼동될 수 있어 그 징후를 명확히 구분하고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치매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인 기억력 저하, 일상에서의 행동 변화, 그리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가진단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기억력 저하와 인지기능 변화
치매 초기 증상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단기 기억력의 저하입니다. 이는 단순히 깜빡하는 수준을 넘어서 최근에 있었던 중요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반복해서 같은 질문을 하게 되는 등의 특징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약을 복용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누군가와의 대화를 반복적으로 다시 묻게 되는 경우, 또 중요한 약속을 여러 번 잊거나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놓아두고도 어디에 뒀는지를 찾지 못하는 상황 등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일시적인 건망증과는 다르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기억력 외에도 계산 능력 저하, 시간이나 장소 인식 능력의 감소, 익숙한 경로에서 길을 잃는 증상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이는 인지기능 전반에 영향을 주는 치매의 초기 단계를 시사합니다. 특히 과거에 능숙하게 해 왔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가족이나 친구들의 이름을 갑작스럽게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닌 인지 장애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단기 기억에 문제가 생기면서 자신의 실수를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타인을 탓하는 경우도 많아 주변인의 관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기억력 관련 초기 증상은 다른 뇌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므로 정확한 검사를 위해 전문기관을 찾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성격 및 행동 변화 관찰하기
치매 초기에는 기억력 저하 외에도 성격이나 행동의 변화를 통해 이상 신호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격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사람을 피하고 혼자 있으려 하거나, 자주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등의 감정 조절 문제를 보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의욕 저하와 우울감, 무관심 등이 동반되어 일상생활에서의 활동 참여도가 떨어지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는 의지도 줄어듭니다. 예전에는 즐기던 취미나 사회적 모임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되고, 집안일이나 개인 위생 관리에도 무관심해지는 등 전반적인 생활 패턴에 변화가 생깁니다. 이런 성격 변화는 치매의 전조 증상 중 하나로 간주되며 특히 알츠하이머형 치매에서는 초기에 우울증과 불안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말투나 언어 사용에서도 변화가 생기는데,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거나 말 도중 단어를 잊어버리고 비슷한 말을 반복하는 경우가 잦아지기도 합니다. 또한 시간이나 장소, 사람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흐려지면서 스스로 혼란스러워하거나 갑작스럽게 방향 감각을 잃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피해망상, 물건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하거나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등의 비현실적인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며 이는 초기 인지기능 저하와 더불어 정신 행동 증상의 일환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기분 변화나 노화로 치부하지 말고, 반복적이고 점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면 치매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기에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가진단 방법
치매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진단 이전에 스스로 또는 가족이 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이 중요합니다. 가장 널리 활용되는 방법 중 하나는 KDSQ-C(치매선별검사 도구)로 총 15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예’, ‘아니오’로 답변하여 간단하게 위험 정도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질문 항목에는 “같은 질문을 반복하십니까?”, “물건을 잘 두고 찾지 못하십니까?”,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잘 모르십니까?” 등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일상적인 변화를 감지하기에 효과적입니다. 6개 이상 ‘예’에 해당되면 병원 검진을 권장하는 기준으로, 빠른 대응이 가능합니다. 이 외에도 손목시계, 안경, 지갑 같은 일상 소지품을 일부러 다른 곳에 두고 나중에 본인이 기억해 내는지 체크하거나, 간단한 단어 암기 후 몇 분 뒤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자가 점검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 매일의 식사나 약 복용 여부를 기록하게 하여 빠짐없이 수행되는지를 확인하거나, 간단한 계산 문제나 시계 그리기 테스트 등도 인지기능을 점검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자가진단은 단지 치매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일상생활 속 변화를 민감하게 살피고 병원 진단이 필요한 시점을 판단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가족 구성원이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이 같은 도구를 활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변화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으며, 병원 방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가진단은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며 한 번의 평가보다는 추세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긴다면 빠르게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결론
치매는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질환입니다. 기억력 변화, 성격 및 행동의 이상, 자가진단 체크 등을 통해 초기 신호를 놓치지 않아야 하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족의 세심한 관심과 조기 대응이 치매를 늦추는 첫걸음입니다.